교사로서 7년, 사역자로서 5년! 12년 동안 주일학교를 섬기면서 나는 나름대로 많은 일들을 겪었다. 나 역시 다른 사역자들과 마찬가지로 힘들고 어렵고 답답할 때가 있었고, 보람되고 기쁘고 행복할 때도 있었다. 아이들 때문에 가슴 아파하고, 헌신되지 않는 교사 때문에 속상하고, 나 자신 때문에 좌절하고, 성장하지 못하는 것에 신경 쓰이고… 이런 모습이 우리 사역자들의 모습이 아닐까? 이제 새해가 밝았다. 지나간 과거의 실패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 달라져야 한다. 내가 먼저 달라져야 한다. 그래야 우리 부서가 살 수 있다. 다들 위기라고 하는 올해에 우리는 어떻게 다음 세대를 세울 것인가? 다음 세대 사역의 최전선에 서 있는 우리 사역자들에게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나의 부족했던 부분을 돌이키며 반성해보고자 한다.

1. 영혼을 향한 열정으로 불타오르게 하라.
주일학교가 성장하는 교회를 가보면 항상 열정의 사람들이 있다. 한 사역자의 열정이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끼친다. 한 사람의 열정 속에서 교사들도 비전을 발견하고 헌신케 되는 것이다. 주일 아침 동네 이 집 저 집을 누비며 반 아이들을 깨우는 교사들의 땀방울, 어린이 이름을 일일이 불러가면서 기도하는 소리, 한 주간 내내 말씀을 씹고 되씹어 아이들에게 먹이기 위해 준비하는 교사들의 모습을 기억한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열정은 하나님의 은혜 안에 거할 때 오는 것이다. 은혜의 자리에 내가 서 있는가? 우리는 온 하늘과 땅의 권세를 지닌 분께서 명령하신 가장 존귀한 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이 사실을 믿는가? 한 영혼을 향한 예수님의 뜨거운 열정이 내 가슴에도 반드시 넘쳐흘러야 한다. 왜냐하면 열정 없는 사역은 죄악이기 때문이다.

2. 기도의 자리를 사수하라.
우리 사역의 핵심은 기도이다. 기도의 자리를 놓치면 더 이상 사역은 생각할 수 없다. 냉랭한 사역, 메마른 사역의 중심에는 기도의 빈곤이 자리잡고 있다. 내가 대학생 때의 일이다. 주일학교 교사로 섬길 때, 대학생 수련회가 있었다. 일주일 내내 나에게 맡겨준 아이들의 이름을 붙잡고 눈물로 기도했다. 그 눈물의 기도는 반 아이들 열 명을 전원 출석케 만드는 힘이 있었다. 기도하면 아이들이 달라진다. 기도하면 예배가 달라진다. 내가 아는 분은 새벽에 기도하면서 마치 실제처럼 머릿속으로 반 아이의 집을 찾아가고, 아이를 만나고 부모님을 만나며 기도한다. 기도만으로 한 시간이 모자란다. 내가 먼저 기도의 사람으로 헌신되어야 한다. 요즘 우리 교역자들은 새벽 기도 시간에 예배당 제일 앞자리에 앉아서 한 시간씩 통성 기도를 한다. 신선한 변화이지만 그 일이 나에겐 얼마나 유익한지 모른다. 사역자라면 새벽 기도 시간에 내게 맡겨진 양들을 위해 기도해야 한다. 기도하면 내게 맡겨진 영혼을 사랑하게 된다. 사랑하면 아이들을 변화 시킬 수 있다.

3. 말씀의 검을 갈고 닦으라.
최근에 텔레비전을 통해 가수 ‘비’가 자신의 콘서트를 스태프들과 준비하는 모습을 보았다. 그들은 단 한 번의 공연을 위해서 밤을 새가며 온몸이 땀으로 젖고, 기운이 다해 쓰러질 때까지 동작을 또 맞추고 맞추었다. 그리고 그 사이에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곧바로 반영하고 고쳤다. 그들의 모습을 보고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왜 ‘비’가 월드 스타가 될 수 있었을까? 그의 외모, 그의 실력, 그의 가창력보다 최선을 다하는 그의 준비 자세라고 나는 생각한다. 하물며 하나님의 말씀을 맡은 우리들의 자세는 어떠해야 할까? 전장에 나가는 장수가 자신의 칼을 갈지 않겠는가? 세상의 가치관으로 일주일 내내 물들어 있는 아이들에게 예리한 말씀의 검을 준비하는 것은 우리의 마지막 보루이다. 이 일을 위해 훈련받고 투자하는 일에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2년 전 일이다. 수중에 15만 원이 있었다. 이 돈을 어디에 쓸까? 겨울 외투를 살까? 아니면 다음 세대 설교 세미나에 갈까? 난 파이디온 설교 세미나를 선택했고, 그후로 나의 설교가 완전히 달라졌다.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자신의 설교를 갈고 닦는 일에 물질을 투자하라. 무엇이든 기회가 되면 배우고 익혀라. 그래서 자신만의 특별한 말씀의 검을 소유해야 한다.

4. 아이들을 일대일로 만나라.
우리 아이들은 물질적으로는 풍요로움 속에 있지만 영혼은 매우 가난하다. 가정불화로 어려운 환경 가운데 있는 아이들도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아이들을 만나는 일은 쉽지 않지만 우리가 놓쳐서는 안 되는 일이다. 사랑과 관심은 그들의 마음 문을 열게 만든다. 100여 명이 넘는 부서를 맡고 있다면 반드시 심방해야 할 아이들이 있다. 놀토가 아닌 토요일마다 학교 앞 횡단보도에 가서 교통 정리를 도와준다. 또 주일 오후나 토요일 오후에 아이들과 야구나 축구를 한다. 이렇게 하면서 아이들의 가까운 친구로 자리잡아야 한다. 그리고 100여 명의 아이들을 맡고 있는 사역자라면 부서 요람을 만드는 각오로 아이들의 사진을 찍고 얼굴을 익히며 이름을 외우고 가정 환경을 살펴야 한다.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을 모르는데 무엇을 가르친다는 말인가? 이것이 부서 사역자의 기본이다.

5. 교사들을 헌신의 자리로 부르라.
전체 교사들이 모두 헌신된 교사라면 얼마나 좋겠는가? 주일 성수를 하지 못하는 교사들도 많이 있다. 개인적 사정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교사들이 주일을 제대로 성수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신앙 교육이 되겠는가? 헌신된 교사의 수를 늘리는 방법밖에는 없다. 주일학교 부흥은 헌신된 교사의 수에 비례한다. 헌신된 교사는 반 아이 열 명 이상을 돌볼 수 있다. 교사의 최대 사명은 아이들을 붙잡고 놓치지 않는 사역이다. 이를 위해 교사 훈련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교사 훈련 계획을 세워야 한다. 5-6명의 소그룹으로 교사 훈련을 세우고, 4주 코스 정도로 만들고 지속적으로 훈련시켜야 한다. 교회 전체 교사 훈련 프로그램이 없다면 교사 훈련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열정을 심어주어야 한다.

6. 부서 간의 연합을 이루라.
초등 부서가 서로 나누어져 있다면 반드시 부서 전체 연합회의가 있어야 한다. 각 부장과 교역자들이 모여서 행사와 안건을 가지고 토의하고 조율해야 한다. 부서 간의 연계성을 만들어가는 것이 좋다. 부서 간의 독특성을 둘 수 있지만, 전체 행사나 목표를 함께 디자인하고 맞추는 것이 좋다. 일 년 계획을 교육 부서 전체가 통일해도 좋다. 찬양도 통일시키고, 예배 순서와 스타일도 비슷하게 맞추어 학년이 바뀌어서 부서가 이동되어도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부서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출한 한 사람의 사역자로 인해 한 부서가 혼자 튀면 안 된다. 그러면 부서의 연합은 깨지고 만다. 혼자 튀지 말고 서로 연합하여 함께 가는 것이 교육 부서를 살리는 길이다. 그리고 자신이 교회를 사임하고 이동하게 될 때 다른 사역자가 오더라도 그 사역을 충분히 인수인계받아 감당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도 너무 중요하다.

7. 외칠 수 있는 표어를 만들라.
새해 부서 계획을 세울 때 염두해둘 것은 말만의 표어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전체 주일학교 교육 위원회의 교육 방향과 연령대별 교육 목표를 고려하면서 아이들이 일 년 내내 외칠 수 있는 표어를 만들어야 한다. 우리 부서 일 년 표어는 ‘`하나님의 기쁨 되기’(벧전 2:9)였다. 아이들은 예배 때마다 ‘`하나님의 기쁨 되기’를 외치며 시작한다. 가능하다면 초등 부서 전체가 한 표어로 가는 것도 좋다. 행사도 그 표어에 최대한 맞추어 진행하라. 아이들과 교사가 그리고 성도들이 보이는 곳곳마다 현수막과 포스터로 표어를 써 붙이라. 아이들이 표어를 외치면서 삶이 달라진다. 설교도 표어에 초점을 맞추고 구상하라.

8. 실천하는 아이들로 만들라.
교육은 실천이다. 아무리 사랑을 외쳐도 행동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아이들이 몸소 실천하고, 몸에 배도록 가르쳐야 한다. 어른을 존경하는 마음을 가르쳐야 한다. 인사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감사를 표현할 수 있도록 헌금을 가르쳐야 한다. 자신의 용돈에서 십일조를 구별할 수 있는 아이들로 가르쳐야 한다. 북한 어린이를 도울 수 있는 저금통을 나눠주고, 추수 감사절에는 집에 있는 과일을 모아 어려운 할머니, 할아버지께 나누어 드리는 것도 좋다. 고학년들이라면 봉사 활동을 찾아 함께 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9. 일은 분배하라.
일은 나누어야 한다. 너무나 당연한 말이다. 항공 모함에서는 5천 명이 각자의 일을 맡아 일사분란하게 움직인다고 한다. 부서의 작은 일들을 세분화해서 각각의 교사에게 맡겨주어야 한다. 찬양 율동담당, 찬양대 담당, 반주 담당, 컴퓨터 담당, 간식 담당, 생일선물 구입 담당, 사진 촬영 담당, 예배 전 청소 담당, 예배 후 정리 담당, 2부 행사 담당 나눌 수 있는 한 나누어야 한다. 믿고 맡기라. 맡기고 일이 진행되는지 점검하기만 하면 된다. 대부분의 사역자가 이 일을 잘 하지 못한다. 나 역시 혼자 이리 저리 쫓아다니며 중심을 못 잡을 때가 많았다. 부서의 사역자라면 교사들이 일할 수 있도록 믿고 세워주면 된다.

10. 매달 초청 이벤트를 만들라.
매주 새 친구들이 오도록 만들어야 한다. 한 달 내내 새 친구가 한 명도 없다면 고민해야 한다. 반 아이들이 새 친구들을 자연스럽게 데리고 올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들을 만들어야 한다. 이 일을 위해서는 무한한 상상력을 발휘해야 한다. 가장 소중한 친구를 데리고 오는 VIP 데이, 먹거리 잔치, 미니자동차 경주 대회, 달란트 잔치, 친구초청 생일 잔치, 짝꿍데이, 과자 뷔페, 떡볶이 잔치, 핫도그 데이, 크리스마스 황금별 이벤트 등등 부서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행사를 계획하고 과감히 실천해야 한다. 그리고 전도지 하나, 초청장 하나 만들더라도 신경을 써야 한다. 아이들이 버리지 않도록 만들어야 한다.

11. 참고 인내하라.
우리 사역은 농부의 자세가 필요하다. 한두 해로 자신을 판단하지 말라. 성급하게 다른 교회로 옮기지 말아야 한다. 한 교회에서 3년 이상 사역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으라는 말이 있다. 우리의 사역은 그리스도인의 삶처럼 인내와 훈련이 필요한 경주이다. 마라톤을 하는 선수처럼 적당한 속도를 유지하면서 마지막까지 힘 있게 달릴 수 있는 능력과 인내심을 요구한다. 다행히 우리의 인내와 능력은 하나님이 우리를 위해 마련해놓으신 길을 따라 달리는 동안 점점 커지게 된다. 점점 노하우가 생기게 된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티칭의 기술도 점점 늘어나게 된다. 아이들을 더욱 집중케 만드는 설교도 할 수 있게 된다. 하나님이 만드신 모든 것들은 하루아침에 되는 일이 하나도 없다. 반드시 참고 기다리고 인내해야 한다. 아이에게 밥을 잔뜩 먹였다고 해서 순식간에 어른이 되는 것이 아니다. 시간과 인내가 필요한 것이다.

우리는 결과가 중시되는 사회에 살고 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과정임을 잘 알고 있다. 우리의 사역에 열매를 원하는가? 포도원 주인에게 간청하는 포도원 지기의 외침을 기억하자. “주인이여 금년에도 그대로 두소서 내가 두루 파고 거름을 주리니”(눅 13:8). 열매를 먼저 구하기 전에 두루 파고 거름을 주는 일에 우리가 해야 한다. 포도원 지기는 이미 그 일을 3년째 하고 있다. 또 1년을 다시 해보겠다고 주인에게 간청하고 있다. 수고 없이 열매를 거두려고 하는가? 땀 흘림 없이 열매를 거둘 수 있는가? 그럴 수 없다. 우리 모두 땅을 두루 파고 거름을 주는 수고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그런 후, 올 가을 우리 모두 열매를 거두어 하나님께 감사와 찬양과 영광을 올려드리는 한 해가 되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