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안식년을 갖게 되기까지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았지만, 지금은 모든 것을 감사하며 가정과 자녀들을 돌아보며 여유로운 시간을 누리고 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이 주님의 손길 가운데 있다는 것을 믿으며 기쁨으로 순간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동안 관심을 갖고 함께 기도해주시고, 많은 격려와 사랑을 담은 선물과 1년에 한 번씩 여름마다 성경학교 강습회로 찾아와준 파이디온 강사들과 모든 파이디온 동역자님들께 주님의 이름으로 감사와 사랑을 드립니다.
현지에 있는 내내 우리가 파이디온맨이란 사실이 늘 자랑스럽고, 하나님의 다음 세대를 세우기 위해 존재하는 파이디온이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이 위로가 되고 든든했답니다. 특별히 회보를 통해 기도해준 수많은 파이디온 가족들의 관심 때문에 어려움 가운데서도 힘을 낼 수 있었습니다. 이 지면을 빌어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지난 사역을 돌아보며 하나님이 하신 일은 놀라우나 저희의 능력과 사역은 ‘왕초보 사역’이란 말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너무나 부족하고 비전문가적인 면이 많았음을 고백할 수밖에 없습니다.
왕초보 사역이라고 말하기엔 자존심 상하고 마음 아픕니다. 하지만 저희의 실수와 능력 부족으로 빚어진 시행착오들을 생각해볼 때 오히려 저희가 사역 기간 중에 ‘왕초보’란 딱지를 붙이고 있었더라면 더 안전하게 갈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언어 연수를 마치고 지역을 옮겨 어린이 전문인 사역자를 양성하는 신학교에서 CEE를 강의하기도 하고 공과 교수법과 어린이 설교 클리닉을 함께 나누기도 하며 행복한 사역을 했지만 원치 않게 그 일을 그만두어야 했고, 현지의 어린이를 만나기 위해 태권도 사역을 하게 되었습니다.
태권도장으로 찾아오는 아이들 외에 각 지역에 있는 주일학교 헌신자들을 데려다가 사범 교육과 다음 세대 사역자로 세우기 위한 CEE를 훈련시킬 비전을 갖고 나아갔습니다. 그들이 각 지역으로 돌아가 태권도를 도구로 삼아 주일학교를 개척하며 그 일들을 통해 하나님의 다음 세대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라나게 되기를 꿈꿔왔습니다.
많은 분들의 기도에 힘입어 올해 3월 이후부터 태권도장이 마이너스 운영을 벗어나 이제 우리가 가진 비전을 펼쳐 나가려던 차에 외부적인 어려움이 밀려왔고 서둘러 안식년으로 나와야만 했습니다. 왕초보가 복잡한 강남대로에 새 차를 몰고나가 식은땀을 뻘뻘 흘리고 주차장에 주차를 못해 안절부절못할 때 주차 요원을 불러 도움을 요청해 주차를 해야 했던 것처럼, 우리자신이 내·외부적인 어려움 앞에서 선교사의 길도 포기하고파 했던 그런 연약한 존재들임을 실감했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일에 협력하여 선을 이루게 하시는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우리는 연약하나 연약한 자를 통해 강한 자를 부끄럽게 하실 하나님을 기대합니다. 그러기에 연약함을 감사하며 하나님을 높여드릴 수밖에 없음을 고백합니다.
안식년을 지내면서 앞으로 우리를 통해 이루고자 하시는 하나님 아버지의 뜻을 깨닫고 그 뜻에 집중하며 나아가려합니다. 여러 가지 해결해야 할 일들과 다음 사역을 어떻게 진행해나갈지에 대한 고민이 큰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현지로 돌아가 하던 사역을 다시 새롭게 하며 좀 더 구체적으로 동역자들과 함께 팀 사역을 해나가는 것이 될지, 국내에 들어온 현지인들을 돕고 훈련시켜 돌려보내는 것이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그 땅의 다음 세대를 진정으로 축복하는 일이 무엇일지 기도하며 나아가려합니다.
우리 가정이 서야 할 곳이 어디인지 아버지께서 원하시는 그곳에 있게 되길 원하며 그 뜻을 위해 아뢰고 있습니다. 국내에서의 효과적인 사역과 현지에서의 문화사역을 옷 입은 다음 세대 사역 등 아버지의 인도하심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순종하며 나아가도록 기도해주십시오!
선교는 먼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서 있는 그 땅에 예수님의 빛으로 향기로 살아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동역자님들이 하고 계신 그 일을 통해 하나님의 다음 세대가 세워지고 축복의 통로로 살아가는 일이 바로 아버지께서 기뻐하시는 일이라 믿습니다. 어릴 때 찬양하던 노래가사가 생각납니다. “우리는 세상에 빛 우리는 세상에 빛 어둠을 몰아내는 환한 빛이란다. 얼음을 녹여내는 따스한 빛, 무서움 쫓아내는 희망의 빛이란다.”
이 노래의 가사처럼 어둠을 몰아내고 얼음을 녹여내는 빛의 역할을 감당하는 우리 모두가 되길 기도합니다. 모두들 주님 안에서 힘내세요. 예수님이 복주시길!

2008년 9월 첫날에
이어부, 박진주, 사무엘, 야베스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