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
어느 시대나 젊은이들은 하나님의 걸작품이며 그의 뜻을 이루는 데 사용할 수 있는 도구이며(요셉, 다니엘과 세 친구 등), 예수님의 사랑과 교육의 대상자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들은 여러 가지 얼굴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그들은 권위에 도전하고, 계속 어려운 질문을 하여 곤경에 빠뜨리며 교육자들에게 끊임없는 도전을 준다. 그들은 난폭하고, 가만히 있지 못하며, 통제하기 어렵고, 기분파이고, 시끄럽고, 버릇없고, 존경할 줄 모르고, 전혀 예측할 수 없다. 그러나 동시에 일단 마음에 드는 일을 만나면 매우 열심이고, 재미있고, 헌신적이고, 개방적이다. 21세기를 주도해나갈 다음세대들은 과거의 농경 사회나 산업 사회의 인간들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인간들이다. 그들은 한마디로 디지털형 인간들이다. 디지털형 인간을 논의하기 전에 과연 디지털은 무엇인가? 디지털의 속성을 먼저 살펴보면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첫 번째, 디지털은 물리적이 아니라 논리적이다. 디지털의 재료인 비트는 물질이 아니라 정보다. 정보는 논리적이며 인간의 육체가 아니라 정신과 상호 작용하는 성격이 있다. 이것은 인간으로 하여금 물리 현상과 구조로부터 자유를 획득하게 한다. 예를 들어 시간은 이제 거리와 비례하지 않는다. 디지털 책은 차례대로 쓰이고 읽힐 필요가 없고 하이퍼텍스트(Hypertext)가 되며 링크 하나면 다른 나라의 사이트로 갈 수 있다.

두 번째, 조작 가능(Manipulatable)하다. 이전에 하드웨어로 수행하던 기능들이 소프트웨어적으로 바뀐다는 것이며, 이는 추가적인, 거의 끝없는 조작을 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물리적일 때에는 물리적 성질에 의해 조작이 제한된다.

세 번째, 가상적(Virtual)이다. 물리적 성격으로부터 자유롭고 무한히 조작 가능한 상태에서 사람들은 디지털을 사용하여 무엇이든 표현할 수 있다. 이때 표현의 한계는 인간 사이의 커뮤니케이션 가능성이다. 공동으로 이해할 수 있는 지식 기반만 있으면 언제든지 사이버 공동체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네 번째, 지능적(Intelligent)이다. 위의 성격들을 가진 디지털의 재료라면 이제 인간이 알고 있는 ‘자신의 방식’을 넣을 수 있게 된다. 어떠한 인간의 지식이든 넣지 못할 것이 없다. 어떤 사물이든 일단 디지털화된 후에는 급속히 지능에 의한 부가가치를 갖게 된다.

다섯 번째, 누적적(Accumulative)이다. 물리적인 벽돌은 아무리 정교해도 그냥 몇백 장 쌓아 올릴 수 없다. 불확실성을 가지고 있고 침식도 된다. 디지털의 세계에서는 앞뒤만 맞으면 몇만 개의 모듈을 쌓아도 된다. 한번 제대로 만들어진 하위 프로그램은 다른 상위 프로그램에서 얼마든지 가져다 써도 문제가 없다.

여섯 번째, 선언적(Declarative)이다. 선언적이란 절차적으로 명시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기계가 디지털이 될수록 목적을 선언하는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되는 것이 많고, 컴퓨터 사용자들도 점점 더 많은 일들을 선언적으로 하고 있다.

일곱 번째, 복사 가능(Duplicable)하다. 디지털은 그대로 복사가 가능하다. 정확성도 그렇지만, 물질이 아니니까 돈이 들지 않는다. 테이프나 공CD가 필요하지만 그것은 용기일 뿐이고 디지털의 가치는 내용에 있다. 디지털로 정보가 무한히 복사 가능해졌다는 것은 필사에서 인쇄술의 시대로 넘어간 것과 비슷한 효과를 가진다.

여덟 번째, 원격적(Remote)이고 전달 가능(Transferable)하다. 물질이 게재되어 있지 않고 복제 가능하니 통신으로 멀리 보내고 공유할 수 있다. 또 통신으로 원거리의 비트를 조작할 수 있다. 전에는 통신으로는 사물에 대해 이야기만 할 수 있었으나 디지털에서는 통신으로 사물이 옮겨진다. 언제든지 보내고 받을 수 있다면 일부러 저장해놓을 필요도 없다.

아홉 번째, 개인화(Personalized)된다. 물질적 세계에서는 복사나 전달이 어려우니 많은 사람이 자원을 공유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산업계에서는 생산 설비를 공유하기 위해 대량 생산을 했고, 미디어 역시 종이와 인쇄기의 물리적 성격이나 공중파의 물리적 성격을 아날로그적으로 이용하자니 매스미디어가 되었다. 그러나 디지털이 진행되면서 앞의 특성들로 인하여 더 이상 공유할 필요가 없어지고 있다. 신문을 컴퓨터로 보면 배달이 필요 없이 실시간으로 개인 맞춤으로 볼 수 있고, 방송은 내가 원하는 프로그램을 원하는 시간에 주문하여 볼 수 있다. 생산에서도 대량 생산 대신 고객의 요구에 맞추어 다품종 소량 생산이 가능해졌다. 생산 라인이 논리화되고 지능화되었기 때문이다. 사실 이런 특성이 디지털 TV 등의 양방향성의 원인이 되는 것이다. 인터넷에서의 P - TO - P(개인 대 개인) 네트워크가 발달하는 것도 디지털의 이 특성에 연유한다고 할 수 있다.

열 번째, 네트워크(Network) 또는 분산(Distributed)된다. 디지털의 원격 존재와 전달 가능성은 개인화될 수 있는 성격과 융합하여 네트워크를 구성하게 된다. 네트워크는 각 개체의 크기를 키우지 않고도 전체 통제력을 거대화할 수 있는 방법이다.

열한 번째, 개방(Open)되어 있다. 디지털은 그것이 표현하거나 통제하는 사물이 무엇이든 모두 비트이므로 일정한 약속만 있다면 서로 연결되거나 추가될 수 있다. 인터넷은 이렇게 네트워크들이 연결될 수 있는 개방성을 통해 성장했으며 WWW (World Wide Web)도 마찬가지다. 누구든 http의 프로토콜만 지키면 자신의 홈페이지를 인터넷에 추가할 수 있다.

열두 번째, 정신 침입적(Mentally Intrusive)이다. 디지털의 수용자(Receptor)는 육체라기보다는 정신이다. 디지털의 도래 이후 오락이 발전했지만 거의 눈과 귀, 즉 지각-인지 작용에 집중되어 있다. 디지털 사회에서의 일은 거의 머리로만 한다. 게다가 남의 정신이 내 정신으로 여과 없이 밀고 들어오는 현상이 벌어진다. 남이 설계한 논리, 서류, 그림, 절차, 규약 등에 우리는 계속 노출되어 있다(윤완철, 2004).

위의 열거된 디지털의 속성은 많은 문제와 대안을 동시에 주면서 인간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젊은이들은 디지털 환경이 어느 세대보다도 익숙한 세대다. 그들에게 디지털 세계는 다양한 자유와 한계가 없는 공간의 확장과 무한한 정보를 접근할 수 있는 새로운 생태계가 되었다. 이들은 디지털의 다양한 속성과 같이 진화하고 있다. 즉, 젊은이들은 디지털형 인간으로 진화하며 새로운 사회에 진입하여 현재의 성인들의 현대 조상(Modern Ancestor)으로 부상하고 있다. 그러면, 디지털형 인간은 어떠한 사람들인가?

디지털 인간
디지털형 인간은 물리적 세계와 다른 또 하나의 정보 세계를 가지게 되었다. 디지털의 특성에서 언급했듯이 디지털을 기반으로 한 정보 세계는 경계 없는 자유로운 사이버공간을 새롭게 창출하였다. 이러한 사이버공간을 기반으로 하여 첫째, 인간은 정보를 자유자재로 습득하고 조작할 수 있게 되었고, 둘째,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기반으로 하여 새로운 사이버 공간을 열어갈 수 있게 되었다. 이들은 같은 관심과 흥미를 기반으로 사이버 공동체를 형성하여 그 공동체 안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며 그 공동체로부터 논리적이며 정신적인 영향을 받고 의사 결정과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다. 셋째, 디지털형 인간은 지극히 개인화되어 있으면서도 무수한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정보를 공유하며 익명적 개방 체계를 지향하고 있다. 기독 청소년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기독 청소년과 청년을 대상으로 한 김희자(2002a)의 ‘기독교 사이버 공동체의 역동성’에 관한 조사연구에 의하면, 첫째, 기독교 사이버 공동체의 구조적 특성은 네트워크 구조에 있어서는 강한 유대 공동체의 특성을 보이고, 둘째, 강한 유대를 기반으로 한 신뢰가 가동되고 있으며, 셋째, 신뢰 기반의 호혜성이 원활하게 작동하고 있고, 넷째, 호혜성 기반의 협력적 규범이 이상적으로 실현되고 있으며, 다섯째, 협력적 규범 하에서 공동체 재화의 생산과 분배가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있고, 여섯째, 공유 재산의 원활한 생산과 분배를 통해서 사이버 공동체의 사회적 기능이 사회적 자본의 성격을 띄고 있다는 점이다. 더욱이 사이버 공동체의 사회적 자본의 기능은 공동체의 네트워크 구조를 선순환적으로 강화하여 자원 배분의 정적 피드백(Positive Feedback)을 이루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

한편 이와 더불어 사이버 공동체의 개인화가 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미니홈피, 개인 블러그 등의 개인 미디어의 확산과 증가는 ‘개인이 개인 미디어다’라는 새로운 디지털 명제를 구현하고 있다. 이들 디지털형 인간에 의한 개인 차원의 의사 소통의 공간이 사이버 공간에서 새롭게 창출됨으로써 이질적인 개인적 욕구의 실현이 사이버 공간의 최대 가치로 부각되었고 개인적 가치의 실현을 위한 개인 미디어라는 새로운 창구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열리게 될 전망이다. 이와 같이 디지털형 인간이 주도하는 사이버 공동체는 강한 유대 공동체와 더불어 개인 미디어화하는 이원적인 분기(Bifurcation) 현상을 보이고 있다.

디지털 네트워크
디지털 네트워크는 상호 연결이 가능한 체계다. 이제 케이블이나 위성 통신을 통한 기술 혁명은 단일한 네트워크를 통하여 시간과 공간의 한계를 극복하여 “땅끝까지”이르러 전 세계의 단일화를 가능케 하고 있다. 이제는 광케이블이나 종합 정보 통신망(ISDN)과 같은 고속 전송망을 기반으로 하는 ‘초고속 정보 통신망’은 기존의 전화선과 지역 통신망(LAN) 등과 상호 연결됨으로써 가정과 기업, 교회, 학교, 정부 기관이 하나의 커뮤니케이션망에 연결될 수 있다. 상호 연결성과 상호 작용성을 기반으로 통합적 시스템으로 발전하는 디지털 네트워크의 체계 구조는 통합의 결과로 전 세계를 하나의 네트워크 체계로 편입시켜 네트워크 효과를 극대화시키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인터넷이라고 볼 수 있다. 인터넷의 대중화로 인해 교회 교육도 전 세계의 가정, 교회, 여타의 교육 기관이 현실의 시간과 공간의 벽을 넘어서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터넷 공동체’를 이루고 있다.

이렇게 통합과 연결이 관건인 인터넷 공동체를 통한 디지털 네트워크 환경이 조성됨에 따라 안정적인 컨텐츠 생산과 공급이 효율적 체제가 되는 창구 효과(Window Effect)를 발생시키고, 네트워크 공유 체계는 다양한 분배망을 확보하기 때문에 상품 생산 유인으로 작용한다. 즉 동일한 상품이 다양한 창구(Windows)를 넘나들면서 부수적인 이윤을 끊임없이 창출하기 때문에 네트워크 통합 체계는 생산에 막대한 비용을 투입할 수 있고, 따라서 양질의 프로그램이 대량 생산될 수 있는 유인이 되어, 생산과 분배에서 상호 연관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장용호, 2002). 예컨대, 교회 교육에서 어떤 교회의 예배 내용이나 교육 내용이 배급 기술인 위성이나 케이블, 심지어 다양한 단말기(예컨데 TV나 컴퓨터)를 통하여 다른 교회나 제휴 교회(Affiliated Church)에 중계됨에 따라 예배나 교육의 공급과 배급의 효율성은 극대화 될 것이다. 더욱이 새로운 정보 기술은 동시에 그리고 세계 어느 곳에서나 동시적으로 동일한 내용의 공급과 수신이 가능하다. 따라서 적어도 기술적으로나 효율성의 차원에서는 지금까지 우리가 보아왔던 교회와는 비견할 수 없을 정도의 보이지 않는 ‘초대형 전자교회(Mega-Electronic Church)’를 눈앞에 두고 있다. 더욱이 위성이나 인터넷 방송과 같은 새로운 배급 기술을 사용하거나 이용하는데 있어서 사용자가 증가하면 할수록 비용이 인하되므로 교육 공동체의 네트워크화와 새로운 진입은 더욱 용이하게 될 것이다.

요약하면, 정보화가 진행됨에 따라 교회 조직에 나타난 주된 특성 중의 하나는 IT의 투자 규모와 교회 규모 간에 높은 상관 관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교회의 전체 성장률은 감소하기 시작하였으나 교회 간 성장률에 있어서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강화되고 있다. 높은 IT 투자로 교회의 성장율이 높아졌는지 혹은 교회 규모의 차이가 IT 투자의 차이를 가져왔는가 하는 것은 새롭게 연구해야 할 주제이나 높은 IT 투자로 인한 교회의 성장 간의 관계는 다음과 같은 요인으로 설명할 수 있다. 첫째, 높은 IT 투자로 인해 교회 조직이 네트워크 조직으로 전환됨에 따라 교회 조직의 효율성과 생산성이 증가된다는 점이다. 인트라넷의 도입은 교회 내의 각 부분을 유기적으로 통합하고 커뮤니케이션의 흐름을 극대화하고 정보의 공유 체계를 효율적으로 이룸에 따라 교회 조직 내의 생산성이 급격히 증대되게 된다. 또한 인터넷을 위시한 다양한 정보 채널의 투자는 정보의 무한 확산과 동시에 교회의 명성 효과(Reputation Effect)를 배가시키는 결과를 가져옴에 따라서 정보 확산에 있어서 만민을 위한 교회가 가동된다. 따라서 교회 간의 경계가 무의미하게 되고 정보나 내용이 무리없고 마찰없이 (Frictionless) 흘러가는 교회 환경을 조성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