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으로 살아온 나의 30년 세월을 돌이켜 보건데, 내가 가장 많이 성장했을 때는 일생일대의 깊은 슬픔과 실망을 경험했을 때였다. 1974년 11월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마를렌과 내가 결혼하고 나서 석 달이 지난 후였다. 아버지가 돌아가시던 날 내가 알고 있었던 세계는 사라졌다. 그리고 다른 세계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원래 상태로 다시 돌아갈 수 없었다. 그리고 14년 후 나는 직장을 잃게 되었고, 한동안 우리 식구를 부양할 길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몇 개월 동안 나는 미래를 향한 분명한 방향을 잡지 못했고, 청구서를 지불할 돈도 별로 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마치 절벽에 매달려 있는 듯한 기분이었다. 이런 나에게 친구인 릭 서디스(Rick Suddith)는 “지금의 상황이 곧 바뀔 것처럼 보이지 않아. 그러니까 흔들 의자를 구해 현관 앞에 놓고 그 위에 앉아 인생을 묵상해보는 게 어떨까. 하나님이 온전히 너에게 말씀하실 수 있도록 시간을 드리는 거야” 하고 충고했었다. 나는 ‘하나님을 서두르시도록 만들 수 없다’는 이 간단한 말의 의미를 힘든 방법을 통해 배웠다. 하나님은 떠밀리지 않으실 것이다. 그리고 하나님을 서두르시도록 만들려는 사람들에게 친절을 베풀지 않으신다. 그런 경험들을 돌아보면서 나는 하나님이 내 삶에 필요한 변화들을 이끌어내시고 내가 성숙할 수 있도록 나를 자극하기 위해 내 삶 속에서 일하셨던 것을 알 수 있다. 하나님이 내 삶 속에 관여하심으로 인해 내가 고난받았던 것이 유익이었다고 나는 정말로 말할 수 있다.

어려운 시기에 우리가 드리는 기도는 대부분 “이 상황을 바꾸어 주십시오”라는 이 세 마디로 요약될 수 있다. 그러나 하나님은 기도하는 우리를 먼저 변화시키고 싶어하시기 때문에 그런 환경들을 바꾸어주시지 않는다.

우리가 상황이 변화되기를 바랄 때 하나님은 우리에게 ‘기다려라’, ‘인내하라’, ‘견뎌라’, ‘참아라’고 말씀하신다. 그래서 ‘오래 참음’이 성령의 열매인 것이다. 우리는 고난이 순식간에 지나가길 바란다. 그러나 그것은 천국의 메뉴가 아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을 배우고, 은혜 안에서 자라며, 전에는 우리가 결코 몰랐던 것을 배우게 되는 때는 바로 참고 기다리며 견디는 때다. 그런 후에야 우리는 “힘들었다. 기대하지도 원하지도 않았던 일이었다. 그리고 지금도 그 일이 다른 방법으로 이루어졌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모든 일들 가운데 하나님은 신실하셨다고 선언할 수 있다. 고난이라는 불 속을 지났던 것이 유익이었음을 이제는 알 수 있다. 그리고 내 삶을 향한 하나님의 지혜로운 계획으로 인해 하나님을 찬양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게 된다.

_「 내 영혼의 겨울 그리고 봄  (도서출판 디모데 간) 」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