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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하게 자기 평가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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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의 교육학자 파울로 프레이리(Paulo Freire)는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을 생존과 실존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설명했다. 동물은 상황에 적응함으로써 생존하지만, 인간은 상황을 바꾸고, 상황을 재창조함으로써 실존한다는 것이다. 인간의 다른 점은 ‘거룩한 불만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우리는 어려서부터 끝도 없는 질문을 하며 자라왔다. 좀더 낫게 만들 수는 없을까? 좀더 잘할 수는 없을까? 좀더 좋게 개선할 수는 없을까? 좀더 의미 있게 만들 수는 없을까? 이 거룩한 불만족이 오늘의 우리 자신을 만드는 동인이 되어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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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성하지 않는 인생은 살 가치가 없는 인생이라는 소크라테스의 말이 맞지 않는가?
고린도 교인들은 자신들의 잘못을 호되게 질책하는 바울을 향해 되받아치기 식의 반응을 보였다. 바울의 사도적 권위를 의심하며 계속 물어왔다. “바울, 당신이 진짜 사도 맞소? 그 증거가 뭐요?” 바울은 고린도후서 내내 자신의 심장과 삶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놓고 자신의 사도직을 증명했다. 고린도후서를 끝내면서 바울은 역으로 고린도 교인들에게 도전했다. “이제 당신들 차례요. 당신들 진짜 그리스도인이 맞소?”(고후 13:5).
NIV 성경은 Examine yourselves라고 번역하고 있다. 자신을 시험했는데 그리스도가 자신 안에 계심이 확인되지 않는다면, 그들은 가짜라는 것이다. 5절 끝에 “그렇지 않으면 너희가 버리운 자니라”는 문장에서 ‘버리운 자’라는 말의 헬라어는 adokimoi인데 그 말은 counterfeits, 즉 가짜라는 뜻이다.
언젠가 중국에서 누군가의 권유로 수십만 원 하는 명품 만년필을 한 개에 삼천 원을 주고 산 적이 있다. 더 부끄러운 것은 여러 개를 사다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선물까지 했다. 그러나 기대를 가지고 글을 써볼 때 그 시험 결과는 정말 실망이었다. 몇 문장 써 내려가기도 전에 잉크가 끊기고, 펜촉은 종이를 긁어댔다. 그 짧은 시험도 통과하지 못한 그 만년필은 가짜였다. 그리고 이내 쓰레기통으로 던져졌다. 우리는 가짜 홍수 속에 살고 있다. 가짜 명품, 가짜 국산 김치, 가짜 문서, 가짜 학위, 가짜 돈까지… . 가짜는 겉모습은 그럴 듯한데 실제 내용이 없다는 게 문제다. 생김새는 꼭 그 물건인데 그 기능은 전혀 안 되는 것이 문제다.
더욱 심각한 것은 우리의 믿음에도 가짜가 있다는 것이다. 경건의 모양은 있는데 경건의 능력은 없는 경우가 바로 그것이다. 한 해를 정리하며 새로운 한 해를 바라보는 이 시점에 서 있는 우리들에게 하나님은 우리 자신의 믿음과 사역을 정직하게 평가하기를 바라신다. 두 가지 체크리스트를 가지고 자신의 올 한 해 믿음과 사역을 평가해보자. 첫째, 하나님이 살아계시고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것을 구체적인 삶의 장면으로 증명할 실천적 고백이 있는가? 나는 실제 삶 속에서 예수님과 같은 삶의 가치, 그분이 가지신 삶의 원리, 그분이 유지하셨던 삶의 우선순위, 그분이 하나님과 사람 앞에서 견지하셨던 태도 등을 내 것으로 가지고 살았는가? 내 인격은 남들이 인정하는 외부 포장에 합당한 함량을 갖고 있는가? 둘째, 올 한 해 나는 나의 가르침과 사역을 통해 얼마나 성장했는가? 남을 세우기 위해 밤새워 준비하면서도 정작 자신을 세우는 일에는 얼마나 투자했는가? 자라지 못하는 학생들을 향한 안타까움에 한숨지으면서 자신은 과연 얼마나 성장했는가? 남의 죄를 가슴아파 하면서 자신의 죄는 얼마나 멀리 집어던졌는가? 내 가르침은 내가 학생들에게 채워주고 싶었던 영양가만큼 나 자신에게도 같은 영양가로 작용했는가?
평가는 언제라도 유쾌한 경험이 아니다. 그러나 평가 없는 경험은 우리를 발전시키지 못한다. 거룩한 불만족으로 자신을 달아보자. 이 영적 검진이야 말로 더 나은 새해를 맞이할 준비가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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