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회의 여름 성경학교가 힘을 잃어가고 있다. 4박 5일씩 진행되던 일정이 3박 4일로 줄더니 언젠가부터는 2박 3일의 단기 코스로 바뀌었다. 그에 따라 대형 교단의 여름 성경학교 공과도 4과에서 3과로 축소되었으며, 심지어 1박 2일 정도의 일정으로 여름 성경학교를 대신하려고 하는 교회의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교회 내부적인 관심도 많이 줄어서 더 이상 아이들에게 밥 해주기 위해 솥단지 들고 따라가는 권사님, 집사님들의 억척스러운 어린이 사랑을 보기가 힘들어졌다. 온 가족이 들러붙어 준비하던 전 교회적인 잔치요, 복음의 씨앗을 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던 여름 성경학교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집안 사람 단속하기에도 쉽지 않은 파리만 날리는 잔칫집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아이들은 학원에서 하는 캠프나 방학을 이용한 어학 연수에는 참여해도 여름 성경학교에는 별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부서의 교사들 역시 이중 삼중으로 휴가를 내어 참여해야 하는 교회 내의 여러 캠프들(온 가족 캠프, 여름 성경학교, 청년부 수련회, 아웃리치 프로그램 등)에 부담을 느끼고 있으니, 학생 부족에 교사 부족, 예산 부족에 장소 부족이라는 4중고를 겪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된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으나, 장년 중심의 교회 성장 주의가 한 몫을 한 것임은 분명하다. 수적인 성장에 대한 강박적인 열심 속에, 당장 교세를 대변하는 듯이 보이는 장년 출석 숫자를 늘리는 일에는 민감하였다. 그러나 현재 수고하며 뿌린 열심에 대한 열매를 얻기 위해 20년 이상의 기다림을 요하는 다음세대 사역들은 뒷전으로 물러나기 십상인 것이다. 이러한 병적인 추세로 인해, 장년들을 위한 전도적 통로라고 할 수 있는 전도 집회(새 생명 축제 등)에는 전 교회적 관심과 역량을 쏟아붓는 열심을 보이나, 다음세대를 위한 전도적 통로로서 수십 년간 한국 교회에 기여해온 여름 성경학교는 날이 갈수록 시시해져가는 안타까운 모습이 생겨났다.
그러나 CEF의 통계 자료<참고 1>에서 보는 바와 같이 어릴 때에 뿌려진 믿음의 씨앗이 더욱 효과적이고 능력 있게 열매 맺는다. 그러므로 다 자란 성인들을 대상으로 뒤늦게 복음의 축제를 여는 것은 근시안적인 대안이다. 진정 한국 교회의 미래를 걱정하며 새로운 부흥을 꿈꾸기 원한다면, 다음세대를 위한 여름 성경학교의 복음적, 전도적 통로로서의 기능을 속히 회복하는 데에 전 교회적인 역량과 에너지를 투입해야 할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여름 성경학교의 기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인가?
첫째, 부서 사역이 아닌 전 교회적 사역으로 전환하라.
각 부서 안의 특별 프로그램 정도로 생각하지 말고, 전 교회적인 새 생명 축제로 기획해야 한다. 부서 안의 제한된 숫자의 교사들만 집중하는 사역이 아니라 온 교회의 부모 세대가 관심을 가지고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프로젝트로 만들어보자. 학령전 부서(유치부)와 학령기(초등 1~6학년) 부서의 담당 사역자들을 포함한 소위원회를 구성하고, 여름 성경학교 전체의 기획과 총괄을 담당할 디렉터를 선출한다. 그리고 디렉터가 중심이 되어 스태프를 모집한다. 이때 학부모, 교사, 교회 안의 여러 다양한 핵심 그룹들, 청소년들이 자원 봉사 형태로 지원하여 자신이 기여할 수 있는 조그만 일이라도 함께하도록 격려한다.

둘째, 활동 센터 중심의 형태로 전환하라.
여름 성경학교의 운영 형태 가운데 기존의 학급형(담당 교사가 분반 공부를 책임지는 형태)은 교사들에게 익숙하나 참가하는 어린이들에게는 식상한 면이 있고, 캠프형(교회를 떠나 타지에서 운영되는 형태)은 교회 주변의 지역 학생들이 참여하기에 폐쇄적이라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어린이들의 배움의 특성에도 부합하고 지역의 불신자들이 쉽게 참여할 수 있는 대안 모델이 필요한데, 활동 센터 중심의 성경학교가 건강한 대안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먼저, 여름 성경학교 주제를 잘 나타낼 수 있는 테마로 교회의 구석구석을 일종의 테마파크처럼 꾸민다. 그리고 아이들의 배움의 특성에 부합된 몇 가지 활동 센터를 두어, 조별로 방문하여 체험하고 느낀 것을 토론하여 익힘으로써 매일의 주제에 접근하는 입체적인 접근방법을 제공하라. 지역 주민들도 쉽게 오고갈 수 있는 시간에 편한 장소, 이용하기 쉬운 형태로 운영하고 새로 찾아오는 어린이들을 위한 복음 제시의 단계를 두며, 새 가족에 대한 정보를 교회 전체와 공유함으로써 여름 성경학교를 전 교회적인 이슈와 연계시키라.

함께하는 축제적인 여름 성경학교
디렉터 중심의 전 교회적 사역으로의 확장과 활동 센터 중심의 형태 변화를 통해 온 세대가 함께 참여하여 여름 성경학교를 복음이 전수되는 현장으로 만들자. 그러면 그곳에서 자연스럽게 부모 세대와 자녀 세대가 함께 어우러지는 진정한 신앙 교육의 틀이 만들어질 것이다. 테마 중심의 주제 전개는 복음의 내용과 동기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지역의 불신자들도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형태의 전도적 통로로서 여름 성경학교가 기능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이러한 변화가 무리 없이 각 지역교회에 정착될 수 있도록 파이디온 선교회는 계속적인 연구와 지원을 할 것이고, 현실적인 요구와 이상적인 목표 사이에서 균형 잡힌 실천이 이루어지도록 함께 기도하며 나아갈 것이다.

<참고 1>
CEF TCE 교사대학 교재 10쪽,
‘사람들이 그리스도인이 되는 연령’
※ 자세한 내용은 4월 말에 발간될 디렉터 매뉴얼과 자료집을 참조하십시오.

김대진 목사 _ 파이디온 선교회 연구 개발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