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
올해 여름 사역은 나에게 유난히 길고 힘들었다. 4월 ‘여름 사역 설명회’로부터 시작하여 여름성경학교 강사 훈련, 중국 5지역의 여름 성경학교 강습회, 국내 여름 성경학교 강습회, 파이디온 선교관 매입, 어린이 청소년 캠프까지 치르고 나니 8월이 눈앞에 버티고 서 있었다. 이번 사역에 참여한 지도자와 교사들은 13,100여 명에 이른다. 작년에 비해 30%에 이르는 놀라운 신장율이다. 하나님의 사역에 파이디온이 사용되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무엇보다 연약한 우리에게 놀라운 사역의 현장을 목도하게 하니 황송할 뿐이다.
하지만 감사와 은혜 가운데서도 내게 몰려오는 공허함을 막을 수는 없었다. 이러한 공허함과 허탈감은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했을 것이다. 특히 여름 성경학교와 수련회에 모든 열정을 바친 교사와 사역자라면 겪고도 남을 일이다. 만일 당신이 이런 감정을 느끼고 있다면 이젠 영적 고독을 통해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할 때가 되었다는 신호로 받아들이라. 철학자 파스칼(Blaise Pascal)은 지적한다. “인간의 모든 불행은 한 가지 사실, 즉 방 안에 조용히 앉아 있지 못하는 데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할 일이 너무 많을 때의 치료법은 고독과 침묵이다.”
예수님도 영적 고독을 즐기신 분이다. 예수님께서도 이 땅에 오신 목적이 흔들릴 때마다 ‘산으로’(눅 6:12), ‘한적한 곳으로’(막 1:35), ‘빈 들로’(마 14:13) 가서 혼자서 따로 거룩한 고독을 즐겼다. 영적 고독이란 하나님과 함께하는 시간이다. 단순한 휴식과는 구별되는 개념이다. “이르시기를 너희는 가만히 있어 내가 하나님 됨을 알지어다”(시 46:10).
예수님께서는 침묵, 기도, 축적이라는 3가지 순서를 따라 영적 고독을 사역의 에너지로 전환했다.
첫째로 침묵이다. 침묵이란 우리의 분주함과 많은 일들을 내려놓고 하나님을 느끼는 것이다. 세상의 소음은 하나님과의 만남을 방해한다. TV, 휴대폰, 자동차, 인터넷, 신문, 잡지, 책, 업무, 가족, 사역, 관계…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장소를 찾아라. 천천히 심호흡을 하면서 걱정거리와 산적한 일들을 발 앞에 내려놓아라. 그리고 하나님께서 무엇이라고 말씀하시는지 귀 기울여보라.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느껴보라.
침묵을 통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은혜가 있다면 그것은 평안함이다. 세상이 줄 수 없는 하늘의 평안함을 누릴 수 있다. 이 평안함은 우주를 만드신 하나님의 충만이 우리 안에 채워질 때 가능하다. 마치 어린 아이가 깊은 물 속에서도 아빠의 어깨를 잡고 물장구를 신나게 치고 있을 때와도 같다. 아이는 아버지를 믿고 놀이를 즐긴다.
둘째로 기도다. 기도는 하나님과의 대화다. 먼저, 충분한 침묵을 통해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의 기도는 하나님께 또 하나의 소음으로 여겨질 것이다. “아무것도 염려하지 말고 다만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 그리하면 지각에 뛰어난 하나님의 평강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리라”(빌 4:6-7).
기도의 범위는 우리의 모든 것(in everything)이다. 우리는 너무나 많은 것을 하나님께 숨기고 있다. 종교적 영역을 빼고는 위장 전술을 사용하고 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전부와 대화하기 원하신다. 기도의 자세는 감사함(with thanksgiving)이다. 감사는 하나님의 은혜가 우리에게 얼마만큼 풍성하게 베풀어주시느냐 결정하는 잣대다. 감사하는 자녀에게 많은 것을 주고 싶은 것이 부모의 마음이다. 기도를 통해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마음과 생각을 지켜주신다(guard).
셋째로 말씀의 축적이다. “너희가 내 안에 거하고 내 말이 너희 안에 거하면 무엇이든지 원하는 대로 구하라 그리하면 이루리라”(요 15:7). 비워진 우리의 마음에 채워야 할 것은 하나님의 말씀이다. 말씀이 있는 곳에 하늘 나라의 질서가 잡히고, 사역을 위한 무한한 에너지가 충전되고, 인생의 의미가 부여되고, 영적인 변화가 일어난다. 하나님께서는 말씀으로 천지를 창조하셨다. 예수님께서는 말씀으로 광야에서 마귀의 시험을 이기셨다. 에스라는 말씀의 선포로 영적인 부흥을 일으켰다. 우리의 공허함과 허탈감이 말씀으로 채워질 때 참된 안식(the rest)을 누리게 될 것이다.
현대인의 분주함을 영적 고독으로 날려버려라. 침묵을 통해 하나님을 느끼고, 기도를 통해 절대 신과 인격적인 대화를 나누고, 말씀을 통해 마음의 안식을 회복하라. 그래야 하나님께서 주신 인생과 사역을 온전하게 즐기고 누릴 수 있다.
박성은 목사(파이디온 총무)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