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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짓것 뭐’의 시대
요즘 인기 있는 코미디 중에 ‘까짓것 뭐’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사용하는 코미디가 있다.
이런 식이다. “이거 하다 안되면 까짓것 뭐 판사나 하지. 판사는 아무나 하냐구? 까짓것
뭐 망치나 서너번 딱 딱 두두리면 되지 뭐.” 아마 언젠가는 목사님도 그 혀의 도마 위에
오를지도 모른다. “목사 까짓것 뭐 성경이나 몇 절 읽고 적당히 둘러대면 되지 뭐.”
‘까짓것 뭐.’그 입에 일단 오르면 모든 것이 시시해지고, 모든 것이 가벼워지고, 모든
것이 가치를 잃고, 모든 것이 권위를 잃는다. 이 코미디를 볼 때 우리 사회의 그림을
보는 듯싶어 씁쓸함까지 느껴진다. 우리 사회는 생떼 쓰고 소리지르면 뭔가 된다고 믿는
반권위주의, 권위에 대한 냉소주의가 판을 치고 있다. 정부도, 부모도, 선생님도, 경찰도
그 권위를 잃은 지 오래다. 허기야 이해는 간다. 우리가 오랜 세월 정당한 권위 밑에서
보호받고 도움받은 경험보다는 정당치 못한 권위 밑에서 수탈당하고 압제당한 경험이 더 많았기
때문에 형성된 자연스러운 조직 문화일 수 있다. 그러나 우리를 압제했던 악한 권위주의만큼
위험한 것은 그 반대 극단인 반권위주의다. 모든 권위는 세상의 조화와 질서를 위해 창조주
하나님이 세우신 공적인 힘과 위상을 말한다. 에베소서 5 - 6장에서 가정의 질서를 위해
남편의 권위, 아버지의 권위를 세우신 분은 하나님이시다. 창세기 9장에서 살인자를 죽음으로
처벌하는 정부적 권위를 부여하신 분이 하나님이시다. 하나님은 당신이 사회 속에, 가정
속에 세우신 권위를 사용하셔서 세상을 조화롭고 질서 있게 다스리신다. 그러므로 하나님이
세우신 정당한 권위를 거부하는 것은 하나님을 거부하는 것이며, 하나님이 주고 싶어하시는
평화롭고 안전한 삶을 거부하는 일이다. 그렇게 되면 곧 사람마다 제 소견에 옳은 대로
살게 되는 사사 시대의 무정부 상태가 가정에, 사회에 등장하게 된다. 이미 우리는 그
맛을 보고 있다.
권위를 우습게 아는 문제는 두 가지에서 비롯된다고 본다. 첫째 문제는 외부적으로 우리에게
순종을 요구하는 권위 자체에 있다. 우리를 헛갈리게 하는 것은 우리가 순복해야 할 권위가
순복할 가치도 역량도 되지 못할 때다. 권위에는 두 가지 요소가 있다. 실질적 권위와
직분적 권위다. 실질적 권위는 그 권위가 갖고 있는 역량, 가치 때문에 주어지는 권위다.
노래 실력이 뛰어난 가수, 춤 실력이 뛰어난 무용수, 심지어 주먹이 센 깡패 두목까지
나름대로의 실질적 권위를 갖는다. 직분적 권위란 선택의 여지 없이 그 권위가 위치해 있는
자리 때문에 갖는 권위다. 이 두 요소가 합쳐지면 우리는 갈등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
두 요소가 일치되지 않을 때 권위에 순복하기가 어렵다. 하나님은 그런 경우에도 직분적
권위 때문에 순종할 것을 기대하신다. 아버지라는 권위, 대통령이라는 권위 앞에서는 그
실질적 내용과 관계없이 순종해야 한다. 평생 전 국력을 기울여 다윗을 잡아 죽이려 쫓아다니던
사울의 권위를 생각해보자. 그는 왕으로서의 직분적 권위는 있지만 왕으로서의 실질적 권위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그의 외모와 체격 외에는. 그러나 다윗은 하나님께서 사울의 실질 권위와
관계없이 기름 부으신 사울의 직분적 권위를 인정하고, 그 왕을 해치기를 거부하였다. 또
다른 문제는 우리 내부에 있는 본성적인 반역의 씨앗이다. 범죄한 인류를 타고 흐르는 일종의
유전병이다. 우리 모두는 내 위에 누가 있는 것은 언제라도 불편하게 생각한다. 때문에
배우지 않아도 어린 시절부터 우리는 반역적이다. 이것은 마귀의 전문 과목이다. 권위만
무너뜨리면 온 세상은 제 손안에 들어오기 때문에 우리의 마음속에 있는 반역의 씨앗에 계속
물을 주고 있다. 따라서 우리가 가정에서, 교회에서, 사회에서 정말 조화롭고 질서 있는
미래를 보기를 원한다면, 어린 시절부터 우리 다음세대에게 권위에 순종하는 것을 가르쳐야만
한다. 가정에서 부모의 권위, 학교에서 선생님의 권위, 교회에서 영적 지도자들에 대한
권위, 거리에서 경찰관의 권위 등 모든 정당한 권위에 순종함을 가르쳐야만 한다. 우리
자신이 먼저 권위에 순종하는 삶의 모본을 세우는 것이 급선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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